어제 치킨 시켜먹다가 갑자기 생각난 게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미국 드라마 보는데 치킨 앤 와플이라는 게 계속 나오더라. 치킨에 와플을 같이 먹는다고?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지 싶어서 궁금했거든.
마침 집에 냉동 와플이 있길래 한번 해보자 싶었다. 그리고 메이플시럽도 있었으니까 그냥 다 올려서 먹어봤다.
진짜 미국인들이 왜 이걸 좋아하는지 알겠더라.
첫 입에 바로 이해됐다. 바삭한 치킨의 짭짤함이랑 부드러운 와플의 달콤함이 입안에서 만나는 순간...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신선한 조합이었다. 거기에 메이플시럽까지 뿌리니까 단짠단짠의 끝판왕이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이상했다. 치킨이랑 와플을 같이? 아침 메뉴랑 치킨을 왜 섞어? 이런 생각이었거든. 근데 한 입 먹자마자 "아 이래서 미국인들이 이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치킨의 바삭한 튀김옷이랑 와플의 촉촉함이 완전 대조적인데, 이게 오히려 입안에서 재밌는 식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메이플시럽이 이 둘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더라.
친구한테 사진 보내줬더니 "야 이게 뭐야? 디저트야 치킨이야?" 이러더라. 설명해줘도 이해 못 하길래 아예 집으로 불러서 같이 먹어봤다.
처음에는 걔도 "이거 이상한 거 아니야?"라면서 의심했는데, 한 입 먹더니 표정이 완전 바뀌었다. "야 이거 진짜 맛있다. 이런 조합이 있었네?" 그러면서 계속 먹더라.
만드는 건 진짜 간단하다. 치킨은 그냥 평소처럼 시켜먹으면 되고, 와플은 냉동 와플을 토스터기에 구우면 된다. 중요한 건 와플을 바삭하게 구워야 한다는 거다. 너무 말랑하면 치킨이랑 식감 대비가 안 난다.
메이플시럽은 진짜 메이플시럽을 쓰는 게 좋다. 팬케이크 시럽 말고 100% 메이플로 된 거. 가격은 좀 비싸지만 맛이 확실히 다르다. 진짜 메이플시럽은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어서 치킨이랑 조화가 잘 된다.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와플 위에 치킨 한 조각 올리고 메이플시럽 살짝 뿌린 다음에 한 입에 같이 먹어야 한다. 따로따로 먹으면 그 맛이 안 난다. 꼭 한 입에 와플, 치킨, 시럽이 다 들어가야 그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시럽을 조금만 뿌렸는데, 먹다 보니까 좀 더 넉넉하게 뿌리는 게 맛있더라. 시럽이 와플 사이사이로 스며들고 치킨에도 발라지면서 전체적으로 달콤짭짤한 맛이 완성된다.
치킨은 후라이드가 제일 잘 어울렸다. 양념치킨은 이미 달콤한 맛이 있어서 메이플시럽이랑 겹치더라. 후라이드의 심플한 짭짤함이 시럽의 달콤함과 대비돼서 더 맛있었다.
와플도 종류가 중요하다. 너무 달콤한 와플보다는 플레인 와플이 좋다. 버터 맛 나는 정도가 딱 좋더라. 벨기에 와플처럼 너무 달콤한 건 치킨이랑 어울리지 않았다.
이거 먹고 나서 미국 남부 음식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원래 이런 조합이 전통 음식이더라. 옛날에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든든하게 먹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까 정말 든든하다.
요즘은 여기에 버터까지 추가해서 먹는다. 와플에 버터 발라서 녹인 다음에 치킨 올리고 시럽 뿌리면... 칼로리는 폭탄이지만 맛은 정말 미쳤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혼자 먹기에는 너무 든든하다는 거다. 치킨 몇 조각이랑 와플 한 장이면 완전 배부르다.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이랑 나눠 먹거나 브런치로 먹는다.
사진도 정말 예쁘게 나온다. 갈색 치킨 위에 황금색 시럽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진짜 먹음직스럽다. 인스타에 올렸더니 "이게 뭐야?", "어디서 파는 거야?" 이런 댓글들이 엄청 많이 달렸다.
이제는 치킨만 시켜먹는 게 뭔가 심심하다. 특별한 날에는 이렇게 와플이랑 시럽까지 준비해서 먹는다. 친구들 초대할 때도 이거 해주면 다들 신기해한다.
가격도 생각보다 부담 없다. 치킨은 어차피 사먹는 거고, 냉동 와플이랑 메이플시럽만 추가로 사면 되니까. 와플은 한 박스에 2000원 정도, 메이플시럽은 8000원 정도인데 오래 쓸 수 있어서 나쁘지 않다.
혹시 아직 안 해본 사람 있으면 진짜 한 번만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선입견 버리고 한 입만 먹어봐라.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왜 이 조합을 좋아하는지 바로 이해될 거다.